
조회수 10에서, 나를 다시 기획하기까지
9개월 콘텐츠 삽질기 — 삽질은 실패가 아니라, 아직 이름 붙지 않은 레이어였다
영상을 처음 올렸을 때, 조회수는 10이었습니다.
사실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채널을 막 시작했으니 당연한 숫자라는 것도 알고 있었고요.
그런데 머리로 아는 것과 실제로 겪는 건 다르더군요.
며칠이 지나도 조회수가 10에서 멈춰 있는 화면을 보고 있으면, 절망스럽다기보다 그냥… 웃펐습니다.
예상은 했는데, 진짜로 아무 반응이 없으니까 헛웃음이 나더라고요.
그때부터였습니다. 제 9개월짜리 삽질이 시작된 게.
그러다, 9.5K가 나왔습니다
여러 편을 만들며 조회수는 10에서 100으로, 200으로 조금씩 움직였습니다.
그러다 어느 영상 하나가 9.5K를 찍었습니다. 댓글도 많이 달렸고, 좋아요도 많았고, 다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저는 그 숫자 앞에서 더 막막해졌습니다. 가장 솔직하게 말하면 — 저는 그 영상이 왜 터졌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왜 이건 되고 저건 안 됐는지 설명할 수가 없으니, 다음 콘텐츠를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도 막막했습니다.
이걸 계속한다고 해서 그게 내 브랜드가 되는 건지, 나를 어떻게 브랜딩해 나가야 하는 건지. 성과는 났는데, 방향은 오히려 더 흐릿해졌습니다.
조회수는 나왔지만, 그 숫자가 제 방향을 정해주지는 않았습니다.
도망치고 싶진 않았습니다. 다만 초조했습니다.
채널을 몇 번 바꿨습니다. 이름을 바꾸고, 방향을 바꾸고, 다시 시작했습니다.
누가 보면 자꾸 갈아엎는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도망치고 싶은 마음은 없었습니다. 계속하고 싶었어요. 다만 9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르니까, 마음이 점점 초조해졌습니다.
포기하려는 초조함이 아니라, 계속하고 싶은데 아직 내 것이 손에 잡히지 않는 데서 오는 초조함이었습니다.
이 시간이 헛된 건 아닐까,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그런 질문이 자주 올라왔습니다.
답은 엉뚱한 데서 왔습니다
전환점은 거창한 결심에서 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주 사소한 데서 시작됐어요.
오피스를 막 이사한 참이었습니다. 이제 혼자 쓰는 공간이 생겼으니 인센스(향)를 피우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인센스 챔버를 찾아보던 중이었는데, 향 연기가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동물 모양의 챔버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상하게 끌려서 그냥 샀습니다.
상품을 받고 나서야 그게 벌꿀오소리라는 걸 알았습니다. 궁금해서 검색해봤더니 — 그 동물의 행동 성향이, 딱 저였습니다.
남 눈치 안 보고, 자기 속도로 가고, 물려도 다시 일어나는 동물.
검색 결과를 읽으면서 '이거 나잖아' 싶었습니다.
그 순간 생각했어요. 그럼 이걸로 콘텐츠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콘텐츠 주제가 아니라, 나를 찾고 있었습니다
벌꿀오소리라는 캐릭터로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아이디어로 이어졌습니다.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표정이나 행동 키워드로 잡고, 그걸 아트웍으로 직접 만들어 완성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방식.
경험을 말이 아니라 형태로 바꾸는 거였죠.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지난 9개월 동안 제가 붙들고 있던 건 '어떤 콘텐츠를 만들까'가 아니었다는 걸요.
저는 콘텐츠 주제를 찾은 게 아니라, 저를 설명하는 문장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를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디자이너로 시작해, 창업했다 실패하고, 한국에 돌아와 PM이 되고, 이커머스 사업을 하고, 콘텐츠를 만들기까지.
겉으로는 제각각인 이력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저는 제 삶에 일관성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다시 보니, 저는 매번 완전히 새로 시작한 게 아니었습니다.
끝난 것을 다음 형태로 바꾸고, 이전의 저를 버리지 않고 다음 위에 쌓아온 사람이었어요.
거기서 세 개의 단어를 찾았습니다 — 경험, 전환, 레이어. 저는 경험을 다음 형태로 바꾸는 사람이었습니다.
삽질은, 아직 이름 붙지 않은 레이어였습니다
돌아보면 조회수 10도, 왜 터졌는지 모를 9.5K도, 몇 번씩 갈아엎은 채널도, 전부 버릴 게 아니었습니다.
그저 그때는 아직 이름이 붙지 않았을 뿐이었어요.
저는 9개월 동안 콘텐츠를 만든 게 아니라, 콘텐츠를 통해 저를 다시 기획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발견이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누구나 이미 자기 안에 반복되어온 무언가가 있는데,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뿐일지도 모르니까요.
그래서 지금은, 각자의 경험에서 자기만의 키워드를 찾고 그걸 실제 오브제로 만들어보는 작은 모임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나온 길을, 이제 다른 사람과 함께 걸어보려고요.
혹시 지금 삽질 중이라고 느낀다면, 어쩌면 그건 실패가 아니라 방향을 찾는 중일지도 모릅니다.
성과가 안 난 경험도, 성과가 난 경험조차도, 아직 이름 붙지 않은 당신의 레이어일 수 있습니다.
오늘도, 내 인생을 기획합니다.

조회수 10에서, 나를 다시 기획하기까지
9개월 콘텐츠 삽질기 — 삽질은 실패가 아니라, 아직 이름 붙지 않은 레이어였다
영상을 처음 올렸을 때, 조회수는 10이었습니다.
사실 큰 기대는 없었습니다. 채널을 막 시작했으니 당연한 숫자라는 것도 알고 있었고요.
그런데 머리로 아는 것과 실제로 겪는 건 다르더군요.
며칠이 지나도 조회수가 10에서 멈춰 있는 화면을 보고 있으면, 절망스럽다기보다 그냥… 웃펐습니다.
예상은 했는데, 진짜로 아무 반응이 없으니까 헛웃음이 나더라고요.
그때부터였습니다. 제 9개월짜리 삽질이 시작된 게.
그러다, 9.5K가 나왔습니다
여러 편을 만들며 조회수는 10에서 100으로, 200으로 조금씩 움직였습니다.
그러다 어느 영상 하나가 9.5K를 찍었습니다. 댓글도 많이 달렸고, 좋아요도 많았고, 다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저는 그 숫자 앞에서 더 막막해졌습니다. 가장 솔직하게 말하면 — 저는 그 영상이 왜 터졌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왜 이건 되고 저건 안 됐는지 설명할 수가 없으니, 다음 콘텐츠를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도 막막했습니다.
이걸 계속한다고 해서 그게 내 브랜드가 되는 건지, 나를 어떻게 브랜딩해 나가야 하는 건지. 성과는 났는데, 방향은 오히려 더 흐릿해졌습니다.
조회수는 나왔지만, 그 숫자가 제 방향을 정해주지는 않았습니다.
도망치고 싶진 않았습니다. 다만 초조했습니다.
채널을 몇 번 바꿨습니다. 이름을 바꾸고, 방향을 바꾸고, 다시 시작했습니다.
누가 보면 자꾸 갈아엎는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도망치고 싶은 마음은 없었습니다. 계속하고 싶었어요. 다만 9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르니까, 마음이 점점 초조해졌습니다.
포기하려는 초조함이 아니라, 계속하고 싶은데 아직 내 것이 손에 잡히지 않는 데서 오는 초조함이었습니다.
이 시간이 헛된 건 아닐까,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그런 질문이 자주 올라왔습니다.
답은 엉뚱한 데서 왔습니다
전환점은 거창한 결심에서 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주 사소한 데서 시작됐어요.
오피스를 막 이사한 참이었습니다. 이제 혼자 쓰는 공간이 생겼으니 인센스(향)를 피우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인센스 챔버를 찾아보던 중이었는데, 향 연기가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동물 모양의 챔버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상하게 끌려서 그냥 샀습니다.
상품을 받고 나서야 그게 벌꿀오소리라는 걸 알았습니다. 궁금해서 검색해봤더니 — 그 동물의 행동 성향이, 딱 저였습니다.
남 눈치 안 보고, 자기 속도로 가고, 물려도 다시 일어나는 동물.
검색 결과를 읽으면서 '이거 나잖아' 싶었습니다.
그 순간 생각했어요. 그럼 이걸로 콘텐츠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콘텐츠 주제가 아니라, 나를 찾고 있었습니다
벌꿀오소리라는 캐릭터로 이야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아이디어로 이어졌습니다.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표정이나 행동 키워드로 잡고, 그걸 아트웍으로 직접 만들어 완성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방식.
경험을 말이 아니라 형태로 바꾸는 거였죠.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지난 9개월 동안 제가 붙들고 있던 건 '어떤 콘텐츠를 만들까'가 아니었다는 걸요.
저는 콘텐츠 주제를 찾은 게 아니라, 저를 설명하는 문장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를 다시 읽기 시작했습니다. 디자이너로 시작해, 창업했다 실패하고, 한국에 돌아와 PM이 되고, 이커머스 사업을 하고, 콘텐츠를 만들기까지.
겉으로는 제각각인 이력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저는 제 삶에 일관성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다시 보니, 저는 매번 완전히 새로 시작한 게 아니었습니다.
끝난 것을 다음 형태로 바꾸고, 이전의 저를 버리지 않고 다음 위에 쌓아온 사람이었어요.
거기서 세 개의 단어를 찾았습니다 — 경험, 전환, 레이어. 저는 경험을 다음 형태로 바꾸는 사람이었습니다.
삽질은, 아직 이름 붙지 않은 레이어였습니다
돌아보면 조회수 10도, 왜 터졌는지 모를 9.5K도, 몇 번씩 갈아엎은 채널도, 전부 버릴 게 아니었습니다.
그저 그때는 아직 이름이 붙지 않았을 뿐이었어요.
저는 9개월 동안 콘텐츠를 만든 게 아니라, 콘텐츠를 통해 저를 다시 기획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발견이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닐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누구나 이미 자기 안에 반복되어온 무언가가 있는데,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뿐일지도 모르니까요.
그래서 지금은, 각자의 경험에서 자기만의 키워드를 찾고 그걸 실제 오브제로 만들어보는 작은 모임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나온 길을, 이제 다른 사람과 함께 걸어보려고요.
혹시 지금 삽질 중이라고 느낀다면, 어쩌면 그건 실패가 아니라 방향을 찾는 중일지도 모릅니다.
성과가 안 난 경험도, 성과가 난 경험조차도, 아직 이름 붙지 않은 당신의 레이어일 수 있습니다.
오늘도, 내 인생을 기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