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학생이 대학 지원을 위한 에세이를 쓰고 있다.
한 학생은 NASA의 화성 탐사 학생 선발단으로 뽑혀서 6개월간 화성을 탐사하고 왔다. 매우 뛰어난 경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글 솜씨나 영어 표현이 서툴러, 화성을 다녀왔다는 사실 외에 자신이 겪은 내적 성장을 전달하기엔 역부족이다.
반면 다른 학생은 그저 방 한구석에 누워 천장의 무늬를 보고 느낀 점을 서술했다. 셰익스피어의 환생에 가까울 정도의 화려한 표현력과 뛰어난 영작 능력으로, 평범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글에 날개를 단 듯 사람을 감동시킨다.
만약 두 학생의 성적과 다른 지표가 모두 평이하다고 가정한다면, 2026-27년 현재 미국의 최상위권 대학들은 과연 어떤 학생을 더 선호할까?
아마 두 학생 모두 탐을 낼 것이다. 전 세계 고등학생들 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압도적인 경험(Activity)과, 별것 아닌 일상으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천재적인 글 솜씨(Essay)는 둘 다 놓치기 아까운 매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의 입시를 준비하는 우리 아이들은 대부분 이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다.
‘세상이 놀랄 만한 엄청난 경험도 없고, 입학사정관을 울릴 만한 문학적 글 솜씨도 없다.’
이 잔인한 생각은 원서를 앞둔 많은 학생들에게 자괴감으로 다가온다. 노트북을 펴고 책상에 앉아 며칠을 끙끙대지만 결국 몇 줄 적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미국 명문대들이 에세이와 비교과 활동을 얼마나 중요하게 평가하는지 너무나 잘 알기에, 막상 쓰려고 하면 자신의 평범한 경험들을 다른 누군가와 자꾸 비교하며 스스로를 깎아내리게 되는 것이다.
첫 번째 오해: 거창한 경험에 대한 강박
같은 상황을 반대로 뒤집어 보자.
대부분의 우리 아이들은 ‘나만의 고유한 경험이 분명히 있고, 그 경험을 묵묵히 서술할 기초적인 능력 또한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 대학 입시를 위한 포트폴리오와 에세이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아무리 세계 유수의 명문 대학이라 할지라도, 결국 이 과정은 이제 막 세상을 배워가는 18, 19살 고등학생들의 잠재력을 평가하는 자리임을 상기해야 한다. 학생의 눈높이가 아닌, 그들을 평가하는 입학사정관들의 시선으로 상황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첫 번째 실수는 여기에 있다. 학교장의 승인을 받은 거창한 글로벌 프로젝트나 엄청난 수상 실적을 녹여내야만 대학이 감동할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제가 수많은 학생들을 아이비리그에 보내고, 최근 미국 대학 입학사정관들과 미팅을 하며 확인한 바는 전혀 다르다.
최근 UPenn 기계공학과에 진학한 한 학생의 에세이를 떠올려 본다. 이 학생의 에세이는 거창한 봉사활동이나 연구 실적에서 시작하지 않았다. 그저 어릴 적 어머니가 몰던 '기아 쏘울'의 뒷좌석에서 세상을 바라보던 기억에서 출발한다. 조수석으로 자리를 옮겨 타며 생긴 계기판의 경고등에 대한 사소한 호기심이, 결국 고등학교에 진학해 뇌진탕을 방지하기 위한 '풋볼 헬멧'을 연구하는 과정으로 자연스럽게 연결(Connect)되었다.
거창한 글로벌 이슈가 아니어도 좋다. 옆집 이웃과의 저녁 식사, 어렸을 때 즐겨 하던 카드게임, 일상에서 흔히 타던 자동차 등 사소한 일상에서 영감을 얻고 그것을 자신의 지적 성장으로 엮어내는 힘. 이것이 바로 대학이 열광하는 '진짜 서사(Authenticity)'다.
두 번째 오해: 화려한 단어와 포장에 대한 집착
두 번째로 학생들이 많이 하는 실수는 너무 멋있는 표현이나 고급 어휘로 글과 활동을 '포장'하려고 하는 것이다.
특히 챗GPT 같은 AI가 대중화된 요즘, 아이들은 자신의 평소 단어나 표현이 너무 1차원적이라고 생각해서 AI가 써준 화려한 문장이나 SAT 단어장에서 외운 어려운 표현들을 억지로 끼워 넣는다. 평소 고난도 어휘를 즐겨 쓰던 학생이라면 괜찮겠지만, 무리하게 빌려온 표현은 미묘하게 뜻이 어긋나거나 입학사정관의 눈에 심각한 '어색함'으로 다가온다.
최근 명문대 입학처들은 이처럼 학생 본인의 목소리(Voice)가 결여된, 피상적으로만 완벽한 AI 에세이나 대필 논문을 가장 먼저 휴지통에 던져버리고 있다.
“Keep It Simple and Straightforward (KISS)”
미국 대학의 작문 수업에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원칙이다.
미국을 위시한 세계 명문 대학들은 고등학생들에게 박사 논문에서나 볼 법한 애매모호한 단어, 쓸데없이 늘어지는 만연체, 고난도의 문법 구사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일상적인 단어를 사용하더라도, 중학생부터 어르신들까지 누구나 쉽게 읽고 공감할 수 있는 '간결하고 담백한(Simple & Straightforward)' 글을 원한다.
물론 엉터리 영어(Broken English)나 문법적 오류가 있다면 당연히 교정해야 한다. 하지만 19살 학생에게 요구되는 것은 거창한 수식어가 아니다. 평소에 쓰는 익숙한 단어들과 알맞은 문법을 이용하여, 세상과 자신을 연결(Connector)하고, 커뮤니티의 문제를 모던한 방식(AI, 기술 등)으로 풀어낸(Community) 자신의 경험을 담담히 서술하면 충분하다.
화려함이 아닌 '진정성'의 오퍼레이션
성적도 우수하고 여러 경쟁력 있는 대회를 나갔지만 글을 쓰지 못해 방황하던 한 학생이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그 학생은 답답할 때면 한강 공원을 걷곤 했다. 그 평범한 산책의 궤적 속에서 한국 교육의 답답함을 느끼고, 어릴 적 보았던 영화 한 편에서 '자유에는 그에 맞는 의무가 따른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 과정을 담백하게 에세이에 녹여냈다. 이 진솔한 성장의 기록은 결국 그 학생을 명문대 합격으로 이끌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이미 충분한 이야기의 씨앗이 있다. 문제는 이 씨앗을 억지로 부풀리거나 가짜 꽃으로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입학사정관이 이해할 수 있는 '모던한 서사'로 제대로 엮어내는 전략적 오퍼레이션이다.
화려한 포장지로 덮인 가짜 스펙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우리 아이의 가장 솔직한 경험에, AI라는 시대의 무기와 훈련된 글쓰기를 더해 '진짜 경쟁력'을 만들어 주어야 할 때다.

※ CONTACT: https://www.instagram.com/steeltiger.g/
두 학생이 대학 지원을 위한 에세이를 쓰고 있다.
한 학생은 NASA의 화성 탐사 학생 선발단으로 뽑혀서 6개월간 화성을 탐사하고 왔다. 매우 뛰어난 경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글 솜씨나 영어 표현이 서툴러, 화성을 다녀왔다는 사실 외에 자신이 겪은 내적 성장을 전달하기엔 역부족이다.
반면 다른 학생은 그저 방 한구석에 누워 천장의 무늬를 보고 느낀 점을 서술했다. 셰익스피어의 환생에 가까울 정도의 화려한 표현력과 뛰어난 영작 능력으로, 평범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글에 날개를 단 듯 사람을 감동시킨다.
만약 두 학생의 성적과 다른 지표가 모두 평이하다고 가정한다면, 2026-27년 현재 미국의 최상위권 대학들은 과연 어떤 학생을 더 선호할까?
아마 두 학생 모두 탐을 낼 것이다. 전 세계 고등학생들 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압도적인 경험(Activity)과, 별것 아닌 일상으로 사람을 감동시키는 천재적인 글 솜씨(Essay)는 둘 다 놓치기 아까운 매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의 입시를 준비하는 우리 아이들은 대부분 이 중간 어딘가에 위치한다.
‘세상이 놀랄 만한 엄청난 경험도 없고, 입학사정관을 울릴 만한 문학적 글 솜씨도 없다.’
이 잔인한 생각은 원서를 앞둔 많은 학생들에게 자괴감으로 다가온다. 노트북을 펴고 책상에 앉아 며칠을 끙끙대지만 결국 몇 줄 적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미국 명문대들이 에세이와 비교과 활동을 얼마나 중요하게 평가하는지 너무나 잘 알기에, 막상 쓰려고 하면 자신의 평범한 경험들을 다른 누군가와 자꾸 비교하며 스스로를 깎아내리게 되는 것이다.
첫 번째 오해: 거창한 경험에 대한 강박
같은 상황을 반대로 뒤집어 보자.
대부분의 우리 아이들은 ‘나만의 고유한 경험이 분명히 있고, 그 경험을 묵묵히 서술할 기초적인 능력 또한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미국 대학 입시를 위한 포트폴리오와 에세이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아무리 세계 유수의 명문 대학이라 할지라도, 결국 이 과정은 이제 막 세상을 배워가는 18, 19살 고등학생들의 잠재력을 평가하는 자리임을 상기해야 한다. 학생의 눈높이가 아닌, 그들을 평가하는 입학사정관들의 시선으로 상황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첫 번째 실수는 여기에 있다. 학교장의 승인을 받은 거창한 글로벌 프로젝트나 엄청난 수상 실적을 녹여내야만 대학이 감동할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제가 수많은 학생들을 아이비리그에 보내고, 최근 미국 대학 입학사정관들과 미팅을 하며 확인한 바는 전혀 다르다.
최근 UPenn 기계공학과에 진학한 한 학생의 에세이를 떠올려 본다. 이 학생의 에세이는 거창한 봉사활동이나 연구 실적에서 시작하지 않았다. 그저 어릴 적 어머니가 몰던 '기아 쏘울'의 뒷좌석에서 세상을 바라보던 기억에서 출발한다. 조수석으로 자리를 옮겨 타며 생긴 계기판의 경고등에 대한 사소한 호기심이, 결국 고등학교에 진학해 뇌진탕을 방지하기 위한 '풋볼 헬멧'을 연구하는 과정으로 자연스럽게 연결(Connect)되었다.
거창한 글로벌 이슈가 아니어도 좋다. 옆집 이웃과의 저녁 식사, 어렸을 때 즐겨 하던 카드게임, 일상에서 흔히 타던 자동차 등 사소한 일상에서 영감을 얻고 그것을 자신의 지적 성장으로 엮어내는 힘. 이것이 바로 대학이 열광하는 '진짜 서사(Authenticity)'다.
두 번째 오해: 화려한 단어와 포장에 대한 집착
두 번째로 학생들이 많이 하는 실수는 너무 멋있는 표현이나 고급 어휘로 글과 활동을 '포장'하려고 하는 것이다.
특히 챗GPT 같은 AI가 대중화된 요즘, 아이들은 자신의 평소 단어나 표현이 너무 1차원적이라고 생각해서 AI가 써준 화려한 문장이나 SAT 단어장에서 외운 어려운 표현들을 억지로 끼워 넣는다. 평소 고난도 어휘를 즐겨 쓰던 학생이라면 괜찮겠지만, 무리하게 빌려온 표현은 미묘하게 뜻이 어긋나거나 입학사정관의 눈에 심각한 '어색함'으로 다가온다.
최근 명문대 입학처들은 이처럼 학생 본인의 목소리(Voice)가 결여된, 피상적으로만 완벽한 AI 에세이나 대필 논문을 가장 먼저 휴지통에 던져버리고 있다.
“Keep It Simple and Straightforward (KISS)”
미국 대학의 작문 수업에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원칙이다.
미국을 위시한 세계 명문 대학들은 고등학생들에게 박사 논문에서나 볼 법한 애매모호한 단어, 쓸데없이 늘어지는 만연체, 고난도의 문법 구사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일상적인 단어를 사용하더라도, 중학생부터 어르신들까지 누구나 쉽게 읽고 공감할 수 있는 '간결하고 담백한(Simple & Straightforward)' 글을 원한다.
물론 엉터리 영어(Broken English)나 문법적 오류가 있다면 당연히 교정해야 한다. 하지만 19살 학생에게 요구되는 것은 거창한 수식어가 아니다. 평소에 쓰는 익숙한 단어들과 알맞은 문법을 이용하여, 세상과 자신을 연결(Connector)하고, 커뮤니티의 문제를 모던한 방식(AI, 기술 등)으로 풀어낸(Community) 자신의 경험을 담담히 서술하면 충분하다.
화려함이 아닌 '진정성'의 오퍼레이션
성적도 우수하고 여러 경쟁력 있는 대회를 나갔지만 글을 쓰지 못해 방황하던 한 학생이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그 학생은 답답할 때면 한강 공원을 걷곤 했다. 그 평범한 산책의 궤적 속에서 한국 교육의 답답함을 느끼고, 어릴 적 보았던 영화 한 편에서 '자유에는 그에 맞는 의무가 따른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 과정을 담백하게 에세이에 녹여냈다. 이 진솔한 성장의 기록은 결국 그 학생을 명문대 합격으로 이끌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이미 충분한 이야기의 씨앗이 있다. 문제는 이 씨앗을 억지로 부풀리거나 가짜 꽃으로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입학사정관이 이해할 수 있는 '모던한 서사'로 제대로 엮어내는 전략적 오퍼레이션이다.
화려한 포장지로 덮인 가짜 스펙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우리 아이의 가장 솔직한 경험에, AI라는 시대의 무기와 훈련된 글쓰기를 더해 '진짜 경쟁력'을 만들어 주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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